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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 ─남이 모르게 베풀어라
글쓴이 : 용화사 날짜 : 2018-02-18 (일) 01:49 조회 : 53

남이 모르게 베풀어라

                                / 법상 스님

 

 

6.25사변 이후

마산 근방 성주사라는 절에서

서너 달 머물 때입니다.

처음 가서 보니 법당 위에 큰 간판이 붙었는데
「법당 중창시주 윤○○」라고
굉장히 크게 쓰여 있었습니다.
누구냐고 물으니 마산에 사는 사람인데
신심이 있어 법당을 모두 중수했다는 겁니다.
“그 사람이 언제 여기 오느냐?”고 물으니
“스님께서 오신 줄 알면 내일이라도 올 겁니다.”하였습니다.

그 이튿날 과연 그 분이 인사하러 왔다하여
“소문을 들으니
당신이 퍽 신심이 깊다고 모두 다 칭찬하던데,
나도 처음 오자마자 법당 위를 보니
그 표시가 얹혀 있어서
당신이 신심 있는 것이 증명되었지.”하고 말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칭찬을 많이 하니
퍽 좋아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런데 간판 붙이는 위치가 잘못 된 것 같아,
간판이란 남들이 많이 보기 위한 것인데
이 산중에 붙여 두면
몇 사람이나 와서 보겠어?
그러니 저걸 떼어서
마산역 광장에 갖다 세우자,
내일이라도 당장 옮겨 보자.”하니

“아이구 스님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운 줄 알겠어?
당신이 참으로 신심내어 돈을 낸 것인가?
저 간판 얻으려고 돈 낸 것인가?”

“잘못 되었습니다.
제가 몰라서 그랬습니다.”

“몰라서 그런 것이야 허물이 있나?
고치면 되지.
그러면 이왕 잘못된 것을 어찌하려는가?”그랬더니
자기 손으로
그 간판을 떼어 내려서
탕탕 부수어
부엌 아궁이에 넣어버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상은 성철스님의 법어에서

옮겨 온 것입니다.

 

작은 일상 이야기에서

이토록 큰 가르침을 담아 낼 수 있다는 것이

감격적이기 까지 합니다.

 

지금껏 우리가 해 온 베품의 행위가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니었을까요?

그저 작은 베품에서도

'내가 했다'고 하는 아상(我相)을

하늘만치 키우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본래 그 어떤 것들도

내 것, 네 것이 따로 없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건만

우린 너무 '상(相)'을 내는데 익숙해 있습니다.

 

무언가를 베풀고서

'내가 했다'고 상을 내는 순간

우리가 한 베품의 공덕은

벌써 저만치 달아나고 말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보시를 할 때는

값을 수 없는 이에게 하는 것이 최고라고 하셨습니다.

절대 바라는 마음을 내지 말라는 말씀이십니다.

바라는 마음은 이미 보시가 아닙니다.

거래이며, 장사지요.

 

보시와 보시바라밀은

너무도 큰 차이를 가집니다.

보시는 남에게 그저 베푸는 행위이지만

보시바라밀은

본래 내 것이 따로 없다는

무분별의 깨침에서 오는

바라는 바 없는 보시라는 점이 그렇습니다.

 

성철스님의 말씀대로

모르고 한 일이야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이제부터라도 맑고 청정한 한마음으로

보시바라밀을 실천한다면

우리는 참으로 부유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 출처 : 목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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