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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이야기] 부처님의 전생담 - 쥐가 갉아먹은 옷
글쓴이 : 용화사 날짜 : 2014-11-11 (화) 23:08 조회 : 1103
부처님의 전생담 - 쥐가 갉아먹은 옷

옛날, 마가다국 라즈기하에 신분이 높은 바라문 계급의 남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매우 유복하였으며 하인도 많이 거느리고 호화스럽게 생활하며 지내었다. 그는 미신을 깊이 믿었는데 옷으로 길흉을 점치고 있었다.

어느날의 일이었다. 이발과 면도를 끝낸 바라문은 모처럼 산뜻한 기분이 들어 옷장에 넣어두었던 새옷이 입고 싶어졌다. 그래서 하인에게 그 옷을 가지고 오도록 명하였다. 하인은 옷이 담긴 옷장을 열었다. 그런데 그 옷은 쥐가 갉아먹어 입을 수가 없을 정도로 상해있었다.

하인은 즉시 주인에게 보고하였다. “주인님! 주인님께서 꺼내 오라시던 그 옷은 쥐가 갉아먹어 입을 수 없을 정도로 상해 있습니다. 도저히 꺼내올 수 없습니다.” “뭐라고? 얼른 그 상자를 이리로 가져오너라.” 옷으로 길흉을 점치는 바라문은 옷이 쥐에 의해 얼마나 상해 있는지 걱정이 되어 견딜 수가 없었다. ‘길한 일이라면 좋으련만 혹시라도 흉사가 있다면 참으로 큰일이로다.’

하인은 쥐가 갉아먹은 옷을 공손히 받쳐 들고 왔다. “이리로 가져오라.” 바라문은 그렇게 말하고 그 옷을 샅샅이 조사해 보았다. “으음.” 바라문은 팔짱을 끼고 쥐가 갉아먹은 부분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았다. 그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져갔다. “큰일이다. 점괘가 좋지 않아! 이 옷을 이대로 집에 두었다가는 반드시 우리 집에 재난이 닥칠 것이다. 이 옷은 그야말로 이 집에 불길한 일들을 불러오는 재앙의 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옷을 만지는 자는 누구든지 그 재난을 피할 수 없으리라.”

모두들 주인의 말에 겁에 질려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 옷을 단 한 찰나라도 집에 둘 수는 없다. 즉시 내다버려야 한다. 하지만 그 버리는 장소를 어디로 정한담…” 주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디다 버리든지 그 버리는 장소 가까이에 살고 있는 사람은 큰 재난을 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도 다가가지 않는 공동묘지에 버리는 수밖에 없다. 묘지라면 근처에 인가가 있지 않으니 아무도 얼씬거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재난을 당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것 까지는 좋았지만 이 옷을 가져다 버려야 할 인물을 선정하는데에 또다시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누굴 시켜야 할까? 이 옷을 만지는 자는 반드시 재난을 만날 터인데… 하인에게 버리라고 시켜도 좋겠지만 만약 도중에 이 옷을 욕심내서 제 것으로 만들어버리기라도 하면 그 또한 재난을 당할 것이 아닌가?

이 집에까지 화가 미칠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가장 적당한 사람은 내 아들밖에 없으렸다.’ 바라문은 혼자 고민에 빠져 중얼거리다가 아들을 불렀다. 아들에게 상세하게 일의 경위를 설명한 뒤에 부탁하였다. “그러니 너도 이 옷을 만져서는 안 된다. 지팡이 끝에 걸고 가서 묘지에 버리고 오너라.” “버린 뒤에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깨끗이 씻고 돌아와야 한다. 몸에 들러붙어 있는 티끌은 남김없이 씻어내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라.” 주인은 아들에게 몇 번이나 당부하였다. 아들은 아버지가 일러준 대로 옷을 지팡이 끝에 걸고 묘지로 버리러 갔다. 그곳에는 마침 수행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아들은 그 수행자에게는 그다지 주의를 두지 않고 지팡이 끝에 걸린 옷을 던져버렸다. 물끄러미 그것을 보고 있던 수행자는 바라문의 아들에게 물었다. “젊은 양반, 그 옷을 어찌할 셈입니까?”

미륵골
“보시다시피 이곳에 버리고 있지 않습니까?” 아들은 수행자를 쳐다보며 답하였다. “왜 그 옷을 버리는 거요?” “이 옷은 쥐가 갉아먹었답니다. 이 옷을 만지는 사람은 엄청난 재앙을 입기 때문에 부득이 이곳에 버리러 온 것이지요.” “그렇습니까? 괜한 질문을 하여 죄송합니다. 당신 하고 싶은 대로 어서 버리시지요.” “아아, 당신이 말씀하시지 않아도 이렇게 버리고 있습니다.” 아들은 딱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버리셨습니까?” “버리다마다요!” “그렇습니까?” “ 그렇다면 이 옷은 더 이상 당신의 옷은 아닌게지요?” “버린것이니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 옷을 줍겠습니다. 아직도 한참이나 더입을 수 있는데 아깝기도 해라.” “뭐라구요? 이 옷을 주워서 입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제발 그 짓만은 말아주십시오.

재난 덩어리를 주워가지려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하지만 수행자는 미소를 머금으며 옷을 주워들었다. “고맙습니다.” 수행자는 그렇게 말을 남기고 떠나갔다. 아들로부터 이런 일들을 전해들은 주인은 당황하여 물었다. “그 수행자는 어느 쪽으로 갔느냐?” “라즈기하 도시에 살고 있는 분 같았습니다.” “ 그 수행자는 분명 재난을 만나리라. 그렇게 되면 우리도 비난받게 되겠지. 다른 옷을 보시하고 그 옷을 버리게 해야 하겠는데…” 주인은 어서 새 옷을 준비토록 하여 그것을 가지고 수행자가 살고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저 혹시 조금 전 제 아들이 버린 옷을 주으셨다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주인은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사실입니다만…” “그렇다면 어서 미련 없이 버리시지요. 그 옷은 아주 불길한 것입니다.

그 옷을 만지는 사람은 재난을 피할 수 없다고 제가 친 점괘에서 나왔습니다. 당신께서 재난을 만나시게 될 뿐만 아니라 당신과 관계된 모든 사람들에게도 재난이 닥칠 것입니다.” 수행자는 그런 말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 주인의 말이 끝나자 그를 깨우치려는 듯 말하였다. “우리들은 그런 것에 집착하고 있지 않습니다. 올바른 가르침을 듣고 그 가르침에 따르고 있는 자에게는 길흉따위란 관계가 없는 일입니다. 그런 것에 집착하고 있으면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기 마련이요, 미혹의 어둠속으로 던져져 그 나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진리의 빛을 받으며 미혹의 어둠을 깨뜨리는 일이야말로 진정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깨닫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바라문을 위하여 노래를 불렀다.

사람의 인상과 손금, 그리고 꿈으로
점치는 온갖 미신이 만연해있다 해도
미신을 뛰어넘어
고통의 근원이 되는 미혹의 번뇌를
끊으려 노력하는 일이 근본사이거늘
눈을 뜨라, 참다운 문제에!
금동아미타여래입상
주인은 수행자의 그런 말에 가슴이 찔린듯한 느낌을 받았다.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참다운 문제라…” 주인은 지금까지 가슴에 꽉 매듭지어져 있던 무엇인가가 일순간에 녹아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지금이야말로 그 중요한 것을 만날 수 있는 시기다. 이때를 놓치면 두 번 다시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그는 애가 타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수행자 앞에 엎드렸다. “진실한 가르침을 부디 저에게 들려주소서.” 주인은 그렇게 절규하였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그 주인을 위해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길흉의 징조나 꿈, 관상의 생각들에서 벗어난 이는
이미 미신의 허물을 뛰어나
더불어 일어나는 번뇌를 모두 항복받고
다시는 나고 죽는 윤회의 몸을 받지 않는다.

부처님은 주인에게 게송으로 설법하고 나서 다시 네 가지 진리를 설하셨다. 그러자 그 주인은 자신의 아들과 함께 예류과에 들었다. 이어서 부처님은 다시 설하셨다. “그때의 그 두사람은 지금의 이 부자요, 그 수행자는 지금의 나였다.”
<자타카87>

[해설]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옷으로 점을 치던 어떤 바라문에 대해 말씀 하신 것이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왕사성에 어떤 바라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자신의 새옷을 쥐가 갉아먹은 것을 발견하고 불길한 징조라 여겨 내다버리려 하였다. 그런데 마침 묘지를 지나던 부처님이 그 바라문에게 깨달음의 근기가 무르익어 있음을 아시고 그를 제도하시고자 그 옷을 건네받았다. 두려움에 질린 바라문이 부처님께 그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우리는 출가한 사람이다. 우리에게는 묘지나 거리, 또는 쓰레기장에 버려진 옷들이 알맞다. 그대는 이번 생뿐만아니라 전생에도 이같은 그릇된 견해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자 바라문이 부처님께 그 전생이야기를 들려주십사 간청하였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 위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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